3주기 의료기관인증평가 질문과 3일간의 기록
이직하고 처음으로 의료기관인증평가를 실시했습니다. 덕분에 2022년 12월 마지막 한달을 가장 정신없게 보낸것 같습니다. 첫 직장에서는 2번의 의료기관인증평가를 했었고 이직한 병원은 병원설립후 처음으로 의료기관인증평가를 실시했습니다. 3주기 의료기관인증평가 였지만 처음으로 하다보니 준비되어진게 행정이나 전산으로 모두 백지였습니다.
의료기관인증평가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게 쉬운일이 아닙니다. 거기에 직원들만 노력해서 될것도 아니고 의료진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관심있는 의료지만 지침을 따라 줄뿐 관심없는 의료진들은 지침대로 하지 않고 늘 하던대로 잘못된 방법으로 진료를 보거나 처치를 합니다.
어찌저찌 3일간의 의료기관인증평가는 끝이났고 이제 결과만 기다리면 되는데 어지간해서는 불합격을 주지 않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의 노력한 흔적의 댓가가 평가단 눈에도 보이기 때문입니다.
의료기관인증평가
의료기관인증평가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각종 평가 업무를 통합, 수행하여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 수준을 제고함으로써 국민건강의 유지, 증진에 기여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환자안전과 의료질 향상을 위한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유도하여 의료소비자에세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모든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병원이상급이 자율적으로 인증평가를 신청하고 다만, 요양병원은 의료특성및 환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2013년 부터 의무적으로 인증신청을 하도록 의료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의료기관인증기준
환자안전과 지속적 질 향상을 의료기관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가치로 설정함으로써 개별 의료기관들이 환자에게 안전하고 질적으로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목표를 제시하고 지속적인 개선활동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 기본가치체계
- 환자진료체계
- 조직관리체계
- 성과관리체계
모든의료기관에 공통적으로 적용 가능한 보편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있으나 일부 기준 및 조사항목은 의료기관의 규모 및 특성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의료기관인증주기
조사원은 기본적으로 3일동안 내방하여 병원의 흐름을 살피며 규정과 지침서대로 직원들이 행동하고 있는지에 관하여 평가를 합니다. 3일간의 조사를 끝내고 결과도출까지는 조금의 시간이 필요하고 조사결과에 따라 인증, 조건부인증, 불인증으로 분류됩니다.
불인증 말그대로 불인증이고 조건부인증은 의료기관이 환자안전 및 질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일부영역에서 인증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여 향후 노력을 통해 인증을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하며 인증유효기간은 1년입니다. 즉, 1년후 다시 인증을 신청해야한다는 의미입니다.
의료기관인증주기는 4년이며 인증유효기간 중 자체평가를 실시하여 인증원에 결과제출해야합니다. 인증후 24~36개월 사이에는 중간현장조사를 진행합니다. 이때는 본인증 만큼 철저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변화되는 의료기관인증평가 질문
2010년도 입사한 첫직장에서 2011년도에 1주기 의료기관인증평가를 실시했습니다. 그때는 책을 통째로 암기하였고 병원미션과 핵심가치등 몰라도 되는 모든것들을 암기하였습니다. 인증평가원도 처음이었고 당사자들도 처음이었기에 어떻게 해야되는지 몰라서 무조건 암기하였고 하물며 자체테스트를 통해 암기하지 못하면 휴가나 퇴근에 대한 제재도 있었습니다.
2주기 의료기관인증평가도 이전 직장에서 받았는데 1주기때 다 암기를 했었던 상황이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신규직원들은 엄청 힘들어했습니다.
3주기의료기관인증평가 준비를 하는 와중에 현재의 병원으로 이직하였습니다. 3주기때는 간호사태움과 유명무실한 의료기관인증제도에 대한 여론으로 인하여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달달 외우고 있던 내용들을 게시판에서 보고 읽으면 되는 형식으로 바뀌었고 불이났을때 본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보다는 불이 났을때 어떻게 해야하는지등 디테일한 질문들을 조사위원이 한다고 했습니다.
인증3일간의 기록
사실상 조사위원들은 지침서나 규정등 서류체크를 약 50%정도 한다고 보면됩니다. 나머지 50%는 임상이나 환자서비스에 행해지는 행동들에 대해서 체크를 합니다. 마스크쓴원빈이 있는 과에도 둘째날에 조사위원이 와서 성실하게 대답을 했습니다.
다만,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뻔한질문이 아니라 '출입구에 불이 났다면 어떻게 하십니까?' 등의 교과서적인 대답보다는 임기응변으로 할 수 있는 질문등을 하였습니다. 물론, 대피로를 확실히 암기하고 있었다면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조사위원은 총 3명으로 구성되고 이번에 병원에 온 조사위원 2명은 간호사 1명은 의사였습니다. 역시나 간호사들은 감염과 환자안전에 포커스가 잡혀있었고 의사는 진료체계등에 집중하였습니다. 병실과 수술실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임상진료과에는 전반적인 환경등의 위주로 살폈으며 직원들에게 종종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의료기관인증평가가 끝이났고 1주기, 2주기 모두 안하고 3주기 인증평가부터 시작한 지금의 병원은 역시나 처음이라 그런지 많이 서툴렀습니다.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따라와 주지 못했고 서류등의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총평이 있었습니다.
예전 직장 병원도 그렇고 지금의 병원도 그렇지만, 인증평가가 끝나고 나면 몇몇은 원래의 모습대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철저하게 했던 개방형환자확인, 손위생, 표면소독등은 역시나 보여주기식이 되어버렸고 물론, 계속해서 잘 하는 직원들은 계속해서 잘합니다.
인증평가가 단순히 병원노동자를 힘들게 하는건 아닌지 고민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인증평가를 받았다고 한들 정부에서 지원금이 나오는것은 따로 없는데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는 이유가 다 있을듯 합니다.